유시민도 순진한 면이 다분한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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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처럼 훌륭한 사람은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모든 사람을 적어도 인간으로 보는 그런 지극히 상식적인, 그래서 한계가 명확한 인물이라는 겁니다. 신경안정제 역할도 좋지만 저는 지금의 이 상황이 굉장히 안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김갑수 옹의 이번 매불쇼에서의 눈물을 보고 저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발언 중에 "역사를 보면 뒤집힌 사례가 너무 많은데 어떻게 해." 와 같은 말이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상식과 비상식이 만나면 늘 비상식이 이기는 역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일례로 우리네 역사인 조선시대 얘기 중 하나도 그렇습니다.
문종이 죽고 난 후 단종을 지키는 역할을 맡게 된 김종서는 세조를 견제 하고 있었습니다. 적어도 견제 할 대상이라는 건 알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세조에게 명나라에 사신으로 가는 역할을 맡기기도 하고 여러 가지 견제책을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명회와 꾸준히 역모의 계획을 세웠던 세조는 어느 날 밤 김종서의 집 앞에 가서 그를 불러 내어 서찰 한 장을 읽어 보라고 한 다음 부하를 시켜 그 자리에서 머리에 철퇴를 내리 쳐 죽입니다... ...라는 얘기가 우리가 흔히 알던 영화와 드라마에서 자주 보았던 일반적인 죽음이나 실제 역사는 그렇지 않았고 훨씬 더 허망하고 비참했습니다. 김종서의 아들이 대신 몸을 던져 칼에 맞음으로서 철퇴의 충격을 덜 수 있었던 김종서는 그 자리에서 죽지 않고 기절한 상태로 쓰러져 있다가 날이 밝자 깨어 나서는 다시 판세를 뒤집기 위해 성문 안으로 들어 가려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들어 가지 못 하고 숨어 있다가 세조의 부하들에게 다시 잡혀서 처참하게 죽게 됩니다. 그도 인간이겠거니... 성군이셨던 문종의 동생이겠거니... 왕족의 품위는 지키는 인물이겠거니... 그런 안이한 생각들이 그의 죽음은 물론 그의 가족, 그리고 그 주변의 훌륭한 인물들까지 모두 죽게 만들었던 겁니다. 심지어 그가 평생 모셨어야 할 단종의 죽음까지도 말입니다.
저는 김종서가 기절한 후 다시 깨어 났을 때의 그 참혹한 세상을 영화의 한 장면처럼 상상해 보곤 합니다. 2025년 겨울 날의 우리는 마치 세조가 김종서에게 서찰 한 번 읽어 달라던 그 밤의 어디 쯤에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 난국을 타개 해야 할 정치인들에게 결코 순진하게 생각 하지 마라고 하면서 계속 채찍질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순리대로 될 거라고 자위 하는 것보다 힘들어도 불안해도 계속해서 욕을 해 대는 게 더 낫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글을 공유 하는 모든 분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이 지지 하는 정치인은 서찰을 읽을 수 밖에 없는 사람이 아닙니까" "그리고 당신은 서찰을 읽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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