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구조기술사 입니다. 검단붕괴 관련하여 몇자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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쏟아져 나오는 기사와 커뮤니티의 글들로 몇가지 오해의 소지들이 있는 것 같아 국토부에서 발표한 보도자료와 조사결과를 근거하여 글을 한번 써봅니다.
현재 기사등에서는 설계 부터 시공까지 총체적 부실이라고 써지고 있습니다. 이부분을 조금 세세하게 보고, 어떤 시스템적인 문제들이 있는지도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구조적인 부분만 얘기해보겠습니다.
1. 설계부터 철근을 빼먹었다 포괄적 개념에서는 맞는 말이지만 조금 오해가 있습니다. 설계에서 철근을 빼먹었다는 얘기는 구조설계할때 철근을 빼먹었다라고 받아들여질수 있지만, 사실이 아닙니다. 현재 조사결과 및 발표상으로는 구조계산은 제대로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도면(샵도면)에는 빠져있습다. 이게 무슨말인가 싶고, 왜 설계부터 빼먹었다고 하느냐 라는 생각이 드실수도있는데.. 여기서부터 시스템의 문제가 조금 있습니다. 구조설계는 구조기술사(사무소) 가 구조계산을 수행하지만, 이 계산이 반영된 구조도면을 일반적으로 구조전문가가 작성하지 않습니다. 이게 무슨말이냐면, 구조기술사는 구조계산서라는 것을 작성하고, 이 구조계산서 안에는 건축물의 각종 부재에 대한 배근 정보가 들어갑니다. 이 구조계산서를 건축사(사무소)에 납품하고, 건축사(사무소)는 이 구조계산서를 기초하여 구조도면을 작성하거나 외주업체를 통해 구조도면을 작성합니다. 이과정에서 실무자는 구조전문가가 아닌경우가 절대적이고, 이 도면을 구조기술사(사무소)가 검토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닐때가 많습니다. 결국 비용문제인데.. 구조기술사가 도면을 검토하거나 작성하는것이 법적으로 의무가 아니기때문에.. 굳이 돈을 들여 구조사무실에 맡기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작성된 구조도면은 실제 시공도라기보다는 개념도 입니다. 대형건설사 및 규모가 큰 현장은 샵도면이라는 제작도,시공도를 별도로 또 작성합니다. 철근 누락은 이과정에서 도면의 작성오류로 조사되었는데, 이게포괄적 개념의 설계로 보기 때문에 설계부터 철근을 빼먹었다라는 기사로 배포되고 있는것이죠.
그리고 시공단계에서 철근이 더빠진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2. 콘크리트 강도 설계강도는 24MPa 로 설계가 되었고, 현장은 설계강도의 85% 이하로 조사되었습니다. 이건 뭐 양생환경, 기간, 조사방법 등등 많은 오차 발생의 요인이 있다하지만.. 문제가 있다 볼 수 있습니다.
3. 설계하중보다 과대 하중재하
위의 내용 및 여러가지의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겹치면서 사고가 났다 볼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건축구조설계라는게 나름 공공의 안전을 지키는 직업이라 생각하고 자부하며 일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지만.. 이게 참..현실에 부딪히는 경우들이 너무 많습니다...결국 돈이구나... 어떤 분들은 건축구조기술사가 메이저 기술사다.. 따면 먹고사는데 지장 없다.. 아주 틀린 얘긴 아닙니다만.. 건축주로부터 계약관계로 보면 구조는 병 정 정도에 속합니다. 아파트 설계비가 요즘 잘 받아야 평당 2-3000원이고, 그 이하도 있다 들었습니다.. 근데 이게 10수년 전이랑 차이가 많지 않습니다. 근데 아파트는 설계 부터 시공까지 몇년이 걸리죠..가끔 수금도 안됩니다.. 예전엔 농담으로 수금율 70% 이상이면 다행인거라고 했습니다. 거기다 일이 어려우니 진입하는 사람도 적고, 야근도 많아지고.. 악순환이죠.. 원래 공공의 안전등 이익에 대한 일들은 나라에서 용역대가기준을 만듭니다. 그 이유는 저가 경쟁으로 인한 품질 저하를 우려해서 인데, 구조설계는 그런 기준도 없습니다.
가끔 일반인(건축주)를 상대할 일이 있는데, 몇억 몇십억 공사에 100-200만원 검토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하십니다. 보통은 건축구조가 무슨일을 하는지도 모르시고, 도장한번 찍어주는데 뭐그리 비싸냐 하시는데.. 도장의 의미는 내가 최소한 건축구조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사용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책임지겠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일하는 직원들 월급도 줘야 하고요..ㅠㅠ
글이 길었습니다만.. 요즘 올라오는 기사들과 글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어서 글을 써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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