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트리플만 계속하니 의욕이 줄어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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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으로 골프 시작한지 만 1년된 사람입니다.
원채 운동신경도 없고(초중고 12년 내내 체력장 5등급) 잡기를 너무 못하기에 골프는 쳐다도 안 본 사람입니다.
하지만 주변에서 계속 골프를 권유하고 '골프는 운동신경 안 좋아도 할 수 있어'라는 거짓말에 속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 몸의 한계를 알기에 처음부터 투어프로 출신이 차린 프라이빗한 스튜디오에서 돈 많이 주고 1년 내내 1:1 레슨 받고 거의 매일 연습장 갔습니다.
제가 시간이 좀 넉넉한 편이고 열심히 하는 건 잘하는 지라 나름 투자를 했습니다.
작년 11월 첫 라운딩을 시작으로 골프장도 많이 갔고 파3도 자주 다녔습니다.
올해만 거진 30번 나간 것 같고, 최근에는 레슨 프로님도 바꿨습니다.
하지만 저는 라운딩 나가면 18홀 중 보기를 한 번 할까 말까 하는 아주 처참한 수준의 골프를 치고 있습니다.
일단 비거리가 안 나오는 것도 안 나오는 건데 필드에서 정타를 거의 못 칩니다. 정타를 쳐도 비거리가......
제가 연습하고 배운거 실천하고 열심히 하는 건 잘 합니다. 근데 몸이 안 따라줘요. 정말 초초초초집중을 하면 더블이나 트리플을 칩니다. 참고로 집중 안하고 생각없이 치면 그냥 헛스윙입니다. 조금이라도 집중력 떨어지고 미스샷 더 나오면 그냥 양파죠.
저는 파3(연습장 말고 필드에서 파3홀)가 제일 싫어요. 아니 어떻게 된게 파3에서 티샷 아이언 치면 전부 생크에 쪼루입니까
그래도 얼마 전까지는 골프 치는게 너무 재밌었습니다. 못 쳐도 그냥 즐겁게 쳤고 좀 더 나은 다음 라운딩을 기약하며 연습도 했고요.... 보기라도 한 번 나오면 집에 가는 길 내내 뿌듯했는데
어느 순간 제 모습이 너무 한심하게 보이더라고요. 그러면서 '내가 이 짓을 왜 하나 왜 시간과 돈을 들여서 바보짓을 하나'라는 생각이 들며 재미가 순식간에 없어졌습니다.
가끔씩 동반자들이 (가볍고 악의없는 농담으로) 저 골프치는 거 놀리는데 예전엔 그냥 저도 재밌고 자학하면서 같이 웃고 넘어갔는데 이제는 별로 재밌지가 않고 그냥 라운딩 중단하고 집에 가고 싶어지더라고요.
처음 라운딩하러 간 날 '이렇게 재밌고 즐거운 골프를 왜 그만둔다는 사람이 있지'라는 의문을 가졌는데 왜 골프 때려치는지 이제 알 것 같습니다.
아직 1년인데 뭘 그렇게 조급하시냐고 할 수 있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파라도 한 번 나와 줘야 인간적으로 버틸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사람들에 비해서도 (들인 돈과 시간, 그리고 라운딩 횟수까지 비교하면) 심각하게 못치고 있기도 하고요. 문득 당구(4구) 처음 쳤을 때가 떠오르더라고요. 같이 30으로 시작했던 사람들 중 나 혼자 계속 30이고 결국 소외되서 그냥 그만두었었는데... 왜 그 때 얻은 교훈을 잊었던 걸까요
정말 바보 같이 1년도 되었고 너무 갖고 싶던 아이언 세트가 할인을 했길래 새로운 마음으로 열심히 해 보자는 생각에 아이언을 질렀습니다. 아이언 세트야 당근에 팔면 되는데 문제는 새로 골프연습장/레슨도 장기로 등록하는 바람에 매몰비용이 커져 관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발 다음 라운딩에는 뭐라도 재밌는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네요. 안 그러면 정말 못 버틸 것 같아요.
이상 클럽을 집어 던지기 일보 직전인 구력 1년차 골린이의 푸념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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