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교사입니다. 9.4(월) 공교육 멈춤의 날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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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시스템은 즉각 개정되어야 합니다.
저도 악성 민원인들 수도 없이 만나봤습니다. 술 취해서 쌍욕부터 날리는 아빠도 만나봤고, 다른 친구들 때리고 괴롭히는 일상이 반복인 아이 집에 어쩔 수 없이 집에 전화할 때마다 '우리 애 반 죽여놓겠으니 잠깐 기다려라'며 스피커폰 켜놓고 진짜로 욕설, 고함 섞어가며 애 두드려패는 우울증약 복용하는 엄마도 만나봤습니다. 먼저 전화 끊지도 못합니다. 민원 응대 거부로 교육청에 신고들어가면 진짜 피곤해지거든요. 듣고 있어야만 합니다.
한 명 한 명에게 관심을 주고 사랑으로 대하고 싶은데, 반에 이런 친구들 한 명 있으면 하루의 대부분을 이 한명과 씨름하느라 나머지 선량한 친구들이 정서적으로 엄청난 피해를 봅니다. 악성 민원인 혹은 비정상 민원인은 교무실에서 사전에 차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오늘 집회는 찬성하고 백번 지지하지만, 사실 9.4(월) 공교육 멈춤의 날이 실시되는 것에는 반대합니다.
잊을 때만 하면 급식 조리원들의 처우 개선, 임금 상승, 무기직 전환 등을 위한 파업이 일어납니다. 그럼 그날 급식은 없고 애들은 학교에서 부랴부랴 준비한 우유, 빵, 한솥도시락 등을 먹게 됩니다. 그럼 교사들은 얘기합니다. 애들을 볼모로 잡고 진짜 이러면 안되는 거라고.
다른 선생님들께 욕을 많이 먹을 수도 있지만, 공교육을 멈추겠다는 게 위 조리원 파업과 뭐가 다른지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연가, 병가 자기가 마음대로 쓰겠다는데 뭔 상관이냐 라고들 하지만, 집단으로 이런 형태로 가버리면 문제가 됩니다. 내로남불, 이율배반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세상 어느 회사에서 집단으로 연가, 병가 쓰는 걸 허용한답니까. 전현무 게시판 바로 윗 글의 베댓이 '그냥 하루 연가 쓰세요. 매번 하는 것도 아니고 처음 있는 일인데...' 랍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이 모두 연가 써버리면, 그 회사는 또 어떻게 됩니까.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연쇄적으로 사회 전반에 큰 파급을 불러오진 않을지 까지도 생각해보게 됩니다.
국가의 녹을 먹고 사는 공무원이라면 국가의 명령에 의해 움직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국가의 미흡한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목소리를 내더라도, 파업이 아닌 다른 정당한 방식으로의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이 횡설수설했는데 짧지 않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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