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소아환자 볼 의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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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medigatenews.com/news/1941485785
내년도에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전국 수련병원이 필요로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숫자는 207명이지만, 실제로 여기에 지원한 전공의는 단 33명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공의 기피 현상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이로 인해 야간응급진료는 물론이고 소청과 입원 진료마저 중단한 병원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4주를 넘기지 못하고 대학병원 신생아실에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한 의대생이 최근에 페이스북 '의대생 의사 대나무숲'에 쓴 이야기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그 의대생은 약하게 태어나 수시로 병원 신세를 지며 소아과 의사에 대한 꿈을 꿨다고 한다. 그는 "그들은 나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준 사람들이었다. 부모님께 희망을 주었고 나에게 꿈을 실심어 주었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현실을 달랐다. 의대 실습 때 만난 소아과 레지던트 선생님조차 소아과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매번 가던 동네 소아과는 이름을 소아과가 아닌 '일반의원'으로 바꿔 성인 환자를 받고 있었다.
그는 이제 소아과를 지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슨 과가 좋다더라 하는 선배들 말에 귀 기울이면서, 어떻게 하면 미래의 배우자와 자녀들을 지키면서 의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너진 동심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되기 전에 나라에서 뭔가를 했더라면. 저출산이 이만큼 빨리 찾아오기 전에 대응책을 미리 찾아 놓았더라면. 바이탈과에 대한 보호가 잘 이뤄졌다면. 그래서 내가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 놓고 소아과를 꿈꿀 수 있었다면. 내가 그랬듯이 미래에도 병원에 가면 아이들을 위한 구역이 있고, 거기서 아이들이 안정감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번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바닥이나 다름없는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을 보고 가장 놀라지 않은 사람은 당사자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나영호 회장도 이번 지원율에 대해 각각 "놀랍지 않았다", "예상했던 결과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들이 이미 수년전부터 소청과의 추락을 경고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런 개선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지원을 할 턱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지난 16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대한아동병원협회가 개최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에서 소청과 의사들은 소아청소년의 건강 안전망 붕괴 위기를 알리며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김지홍 이사장은 "이미 소청과는 2년전부터 전공의가 들어오지 않아 교수들이 당직을 서기 시작했다"며 "1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코로나 때문에 잠깐 그런 것이니 조금 참으면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끼면서 이대로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배가 가라앉기 전까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그야말로 정부에 읍소했다.
정부는 저출산이 문제라며 가임기 청년들을 위한 각종 출산장려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태어난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의료시스템은 붕괴 직전인 상황이다.
아이를 낳아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세상에서 누가 아이를 낳고 싶어할까. 야간에 열이 들끓는 아이를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5일만에 겨우 입원을 시켰다는 부모의 이야기를 듣고 누가 아이를 낳으려고 할까. 더 늦기 전에 우리의 미래를 위해 온 사회가 관심을 갖고 투자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내년도에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유지하기 위해 전국 수련병원이 필요로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숫자는 207명이지만, 실제로 여기에 지원한 전공의는 단 33명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전공의 기피 현상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이로 인해 야간응급진료는 물론이고 소청과 입원 진료마저 중단한 병원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34주를 넘기지 못하고 대학병원 신생아실에서 태어나 인큐베이터에서 자란 한 의대생이 최근에 페이스북 '의대생 의사 대나무숲'에 쓴 이야기가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그 의대생은 약하게 태어나 수시로 병원 신세를 지며 소아과 의사에 대한 꿈을 꿨다고 한다. 그는 "그들은 나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준 사람들이었다. 부모님께 희망을 주었고 나에게 꿈을 실심어 주었다. 나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현실을 달랐다. 의대 실습 때 만난 소아과 레지던트 선생님조차 소아과는 추천하지 않는다고 말했고, 매번 가던 동네 소아과는 이름을 소아과가 아닌 '일반의원'으로 바꿔 성인 환자를 받고 있었다.
그는 이제 소아과를 지망하지 않는다고 했다. 무슨 과가 좋다더라 하는 선배들 말에 귀 기울이면서, 어떻게 하면 미래의 배우자와 자녀들을 지키면서 의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무너진 동심을 이야기하며 "이렇게 되기 전에 나라에서 뭔가를 했더라면. 저출산이 이만큼 빨리 찾아오기 전에 대응책을 미리 찾아 놓았더라면. 바이탈과에 대한 보호가 잘 이뤄졌다면. 그래서 내가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 놓고 소아과를 꿈꿀 수 있었다면. 내가 그랬듯이 미래에도 병원에 가면 아이들을 위한 구역이 있고, 거기서 아이들이 안정감과 희망을 얻을 수 있다면.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라고 적었다.
이번 2023년도 전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바닥이나 다름없는 소아청소년과 지원율을 보고 가장 놀라지 않은 사람은 당사자인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었다.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임현택 회장도,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나영호 회장도 이번 지원율에 대해 각각 "놀랍지 않았다", "예상했던 결과다"라고 담담히 말했다.
이들이 이미 수년전부터 소청과의 추락을 경고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정부가 내놓은 정책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런 개선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지원을 할 턱이 없다는 설명이었다.
지난 16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대한아동병원협회가 개최한 '소아청소년 건강안전망 붕괴위기 극복을 위한 합동 기자회견'에서 소청과 의사들은 소아청소년의 건강 안전망 붕괴 위기를 알리며 이를 막기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김지홍 이사장은 "이미 소청과는 2년전부터 전공의가 들어오지 않아 교수들이 당직을 서기 시작했다"며 "1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 코로나 때문에 잠깐 그런 것이니 조금 참으면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끼면서 이대로는 버티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배가 가라앉기 전까지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그야말로 정부에 읍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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