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순
전국시대(戰國時代) 초나라(楚--)에 무기 파는 상인(商人)이 있었다.
그는 시장으로 창과 방패를 팔러 나갔다.
상인(商人)은 가지고 온 방패를 들고 큰소리로 외쳤다.
"이 방패를 보십시오. 아주 견고하여 어떤 창이라도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는 계속해서 창을 들어 올리며 외쳤다.
"여기 이 창을 보십시오. 이것의 예리함은 천하(天下) 일품, 어떤 방패라도 단번에 뚫어 버립니다."
그러자 구경꾼 중에 어떤 사람이 물었다.
"그 예리하기 짝이 없는 창으로 그 견고하기 짝이 없는 방패를 찌르면 도대체 어찌 되는 거요"
상인(商人)은 말문이 막혀 눈을 희번덕거리고 있다가 서둘러 달아났다.
2. 한농훈의 검수완박법
남북시대(南北時代) 남한(南韓)에 한농훈이라는 법무장관이 있었다.
그는 국회가 제정한 검수완박법이 헌법상 절차를 무시했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청구를 했다.
절차가 잘못됐으므로 그 과정에서 법안이 탄생할 수 없다는 주장을 폈다.
얼마 후 한농훈은 자신이 분명 위헌이라고 주장했던 그 법안에 근거해 시행령을 만들어 발표했다.
그러자 시민 중에 어떤 사람이 물었다.
"'검수완박법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법이라고 했는데 왜 그 법안을 토대로 시행령을 만들었지요"
한농훈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위헌적 법안이므로 그 법안의 개정 취지를 무력화하는 '시행령'을 합법적으로 제정하는 것입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시민이 물었다.
"헌법재판소가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한 법무부 주장을 받아들이면 당신이 만든 시행령도 무효가 되는 것 아닌가요 이런 일을 왜 하는가요"
한농훈은 말문이 막혀 눈을 희번덕거리고 있다가 서둘러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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