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막에 정리해고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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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늘 해고통보 받았습니다. 뭐 덤덤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저는 이제껏 영상일을 하면서 방송국 정직원으로도 있었고 좋은 기회로 대학에 몸담으며 후학양성도 했었는데요. 학생 수는 점점 줄어들어 학교에서도 나오게 되고, 나이들고나니 일자리도 변변찮아지고 그렇게 위기감을 느끼다가 아는 분이 운영하는 중소기업에서 일을 좀 도와줄 수 있겠냐는 요청에 흔쾌히 수락하고나서 2년이 넘도록 일을 했습니다.
생전 처음 잡아보는 공구들이랑 썩어가는 더러운 것들 손으로 다 치워가며 군소리 없이 다 하고......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실수도 하고 했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더 더 열심히 했습니다. 회사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앞 뒤 안가리고 최대한 배웠습니다. 사비로 용접학원에서 용접도 배우고, 캐드학원에서 캐드도 배워가며 열심히 했더랬지요.
그러다가 온라인 홍보를 맡아달라고 해서 내근직으로 빠졌습니다. 온라인 홍보라는 게 글 하나 쓰자마자, 영상 하나 올리자마자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잖아요. 잘 되겠지 하면서 제가 가진 기술 잘 활용하면서 적은 월급에도 마다않고 제가 가진 방송용 카메라로 또 열심히 잘 했었습니다. 유튜브 보고 문의전화가 오거나 온라인 글을 보고 연락 오는 게 점점 많아지기 시작해도 일절 그런 소리는 하지 않고 물어보면 그제서야 영상 보고 전화왔다고 하는 정도였지요. 월급 올려달라고 할까봐 그랬는지..... 아니면 기고만장 해질까봐 그런건지.... 기운이 늘 빠지는 건 어쩔 수 없었네요. 여튼 이래저래 흘러흘러 가다가 이 회사 특성상 성수기, 비수기가 있는데 지금이 비수기라 그리고 오늘 회사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퇴사를 요구하더라구요.
사실 1년이 지나고나서도 월급인상이 없고 2년이 지났을 때도 월급에 대한 얘기가 없어서 여기서는 내가 더 있을 이유가 없구나 내 살길 찾아야겠다 하고 제가 사직서를 냈었는데 회사가 너무 바빠져서 도와달라 요청을 하는 바람에 가서 진짜 신입들 가르쳐가며 빵구나지 않게 어떻게든 야근해가며 메꿔줬었는데 통보를 받고나니 걍 덤덤하기도 하고 어차피 나가기로 했던거니까 생각해둔거 실행에 더 빠르게 옮겨보자 하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응원해주세요! 벌써 나이 오십을 넘겼지만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다시 달려보려 합니다. 위에 회사 욕을 마구 적어놓기는 했지만 배운 것도 많습니다.
같이 일하던 인간들의 더러움과 이기적인 면도 잘 봤으니 사람 걸러내는 눈도 조금 키워진 거 같구요. 설치하러 가서 진상진상 개진상에게 더 더 더 친절하면 되는 인내심도 배웠고요. 나는 정직하다, 내가 돈이 많다, 실적이 이만큼이라며 말을 앞세우는 사람은 더 볼 것도 없이 무조건 사기꾼이라는 것도 배웠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어떻게든 무슨 일이든 하고 나면 결과가 만들어진다는 걸 다시 알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내가 스스로 자립하지 않으면 결국 누군가에게 기대게 되고 영원히 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저에게 2년이 넘는 시간은 더 단단해지는 시간이 된 거 같습니다.
회사에 있는 제 모니터들, 컴퓨터, 의자 같은 것들.... 아무도 나오지 않는 주말에 그냥 들고 나오려구요.
성공하기 전까지는 회사찾아가거나 회사사람들 보지 않으려구요. 응원해주세요!! 회사 욕을 해주십사 하는 것도 아니고 등신같이 암소리 못하고 짤렸다고 제 욕을 해주십사 하는 것도 아닙니다.
시국도 어렵고 저와 같이 버티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분들도 계실텐데 같이 힘내고 서로 응원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만날 댓글이나 적다가 밤이라 센치해져 글 남겨봅니다.
뽐뻐님들 모두 하시는일 잘되시길 응원하고 힘내시길 바라겠습니다. 한참을 주절댔는데......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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